1. 울때엔 울어, 피를 토할 듯이. 그리고..

RNP :: 울때엔 울어, 피를 토할 듯이. 그리고..

 

“신의 은총이 그대와 함께하기를.”


짝짝짝짝-

파도소리. 금발의 소년은 처음으로 사람의 박수소리가 파도에 비견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수만의 사람들이 치는 박수소리는파도소리처럼 청량하고, 우레처럼 거대했다. 마치 천사들의 팡파르처럼. 물론- 그 대상이 소년 자신이기 때문이었겠지만. 소년은자신의 앞에선 인자한 웃음의 교황이 내미는 물건을 경건한 자세로 받았다. 금색의 단도. 이 단도는 사도의 언령이 깃든 것도,뛰어난 성자의 축복이 깃든 것도 아니다. 성당의 제단에 걸어놓고, 그 곳을 방문하는 신도들의 작은 축복과 기도 하나하나가 모인,소박한 성검일 뿐이다. 소년은 그 것을 상기하자 눈물이 고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코 끝을 타고 찡한 간지러움이 밀려오는것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소년을 바라보는 관중의 마음을 울린 것인지, 소년을 바라보는 몇몇 관중들은 손끝으로, 손수건으로 자신의 눈가를 두드렸다. 소년은 자신을 향해 인자하게 웃어보이는 교황을 향해 머리숙여 인사한 뒤, 몸을 돌려자신을 바라보는 관중을 향했다. 그리곤 자신의 성스러운 검을 높이 들어 그 검신의 아름다움을 모두에게 보였다.


아니, 보이려했다.


관중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퍼져낙나다. 소년은 다시 한 번 검을 뽑지만, 검날은 빠져나오지 않는다. 관중들의 웅성거림이 거대해져,높은 파도처럼 일렁인다. 곳곳에서 날카로운 천둥처럼 고함이 튀어나온다. 그 어느곳보다도 경건한 곳에서 불경한 외침들이터져나온다. 소년의 얼굴이 울상이 되지만, 눈물은 멎었다. 조금전까지는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났는데, 이번은 울상인데도 눈물이나지 않는다. 소년은 당황하며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인자한 웃음의 교황이 그 자리에 있었다. 소년은 교황에게 무언가를 말하려하지만, 교황의 뒤에 서있는 11명의 남자들을 발견하자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천벌을 알리는 천사들의 팡파르와 11명의신성한 심장을 지닌 사도의 후예들의 호위를 받으며 인자한 웃음을 띈 교황, 사마를 멸하는 무리의 장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떨구었다.


그 때까지도 소년은 알지 못했다.

성스러운 단도의 검집과 가드가, 교묘하게 용접되어있다는 사실을.


소년은 무언가 외치려 했지만 목을 누르고 있는 사도의 손에 눌려 목소리는 튀어나오지 않았다. 교황은 소년에게 다가와 자신의 홀을 높이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경건한 움직임으로 그 홀의 끝을 소년의 머리위에 얹었다.


꽈앙,

신의 전능한 번개가 소년의 고막을 찢는다. 소년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의 관자놀이를 향해 날아오는 금색 번개였다.

 

끼리릭,

음습한 공간. 빛도, 어둠도 분간하지 못할 공간속에서 소년이 느낀 것은 끈적한 습기와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족쇄, 그리고 등과엉덩이를 타고 전해지는 냉기만이 자신이 ‘누워있다’는 사실을 지각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소년은 자신의 몸을 만져 확인하기위해 손을 당기지만 팔은 아주 조금밖에 움직이지 않는다. 족쇄의 길이가 생각보다 짧다. 이내 몸을 일으키기 위해 무릎을 접으려했지만,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마저 그 것을 허락하지 않앗다. 묶여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 어깨가 뻐근해지기 싲가했다.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던 것일까. 소년은 어깨높이로 들려진 팔의 관절이 지르기 시작하는 비명에 인상을 찡그린다.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눈 앞에 빛의 사각형이 생겨난다. 하늘에서 열린 빛의 문. 주께서 소년을 데려가려 하는 것일까. 소년은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빛줄기에 의해 눈을 찌푸린다.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환한 빛. 그 가운데에 사람의 실루엣이 자신을마주보고 있다. 자신의 그림자일까. 사각의 틀에서 실루엣이 자신을 향해 떨어질 듯 사라지고, 그 뒤에서 새로운 실루엣이나타나 걸어온다. 허공에 길이라도 있는 것일까. 자신을 마주하며 걸어오는 실루엣을 바라보던 소년은 환해지는 주위에 눈을 감는다.눈을 감아도 빛이 가득한 것이, 마치 천국이 아닐까하고 소년은 생각했다. 눈이 빛에 익숙해지고, 발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느껴진다. 눈을 뜬 소년은 자신에게 내려쳤던 성스러운 번개가 다시 내려친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소년은 매달려 있었다.


팔의 족쇄가 풀리자 중력은 소년의 팔을 잡아 끌었지만, 소년은 그 것이 더욱 고통스러울 뿐이었다. 땅에 발을 디딘 소년은 익숙한촉감에 무릎을 꿇었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대리석의 냉기가 소년의 주위를 환기시켰다. 그제서야 소년은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자신을 풀어준 사람은 누구일까. 주위를 살피는 소년의 앞에 화려한 얼룩말 무늬 무스탕의 끝자락이보였다. 그 안으로 낡은 청바지와 백색의 스니커가 보인다. 소년의 시선이 청바지를 따라 올라간다. 선이 곧게 잡힌 복근과 가는허리가 소년의 눈을 사로잡는다. 소년이 아는 한, 이런 기묘한 패션의 소유자는 단 한명밖에 없었다.


“..스승님..”

by 朗滿 | 2008/03/11 15:29 | :: RNP :: | 덧글(2)

Commented by 푸른태초 at 2008/03/11 21:29
EJfdjwlf = 떨어질

어.. 이건 누구의 RNP였죠?
Commented by 朗滿 at 2008/03/12 12:00
한글로 작업하려니 영 불편하네요.
글쎄요. 누구였을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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